오타 및 오류 지적 받습니다.

입덧 때 먹은 음식들

 
혹여 다른 임신 초기 분들께 도움이 될까하여, 저도 잊기 전에 정리 겸 포스팅입니다...
늘 그렇듯이 별 내용은 없지만.;

난 사실 입덧을 안할줄 알았다. 일단 5주 중반까지는 입덧을 안했고, 저희 엄마는 입덧 했다는 얘기를 한적이 없는지라,
딸은 엄마 닮는다니 나도 안하겠네, 라고 생각했었지.
그런데 엄마랑 통화를 하다 보니 그게 아니었네요.
어는 입덧 안하니? 하고 물으시길래 안한다, 엄마도 안했잖아요? 라 했더니,
아니라고, 심하게 했다고 -_-;
왜 그런 애기는 한번도 안했냐 하니,
그럼 너 낳느라 내가 이렇게 고생했다 뭐하러 얘기하냐? 라고 오히려 반문하시대...
사실 그 이후로 저는 그동안 엄마가 한번도 들려주지 않으셨던 임신, 출산 관련 많은 에피소드들을 하나 둘 듣고 있다.^^;

어쨋거나, 그러고도 한동안 멀쩡했는데,
어느날 냉장고를 뒤지다가, 냉동칸에 방치된 갈치를 발견했다.
조림이나 해먹을까, 하고 조려놓고 이상하게 먹기가 싫더라.
그래서 겨우 반토막인가를 먹고, 그 조림은 결국 냉장고 안에서 방치되었다.
그리고 그때부터 슬슬 입덧이 시작....

입덧 하는게 어떤 기분이냐, 묻는다면,
숙취, 내지는 멀미로 속이 미식미식 거리는 기분인데,
문제는 멀미나 숙취는 길어야 하루정도고
해장을 하던가, 휴식을 취하면 낫지만 이건 거의 한달~두달 계속된다. 참 괴롭다;
잠든 상태에서야 보통 아무렇지 않은데, 종종 아침에 일어나 잠이 깨면서 속도 같이 뒤집어지기 시작한다.;
정신이 들자마자 화장실로 뛰어가는 사태가 발생하는 것이다.
거기에 더해 후각이 정말 예민해지는데,
그래서 냉장고 냄새도 역하고,  나의 경우 부엌 근처만 가도 수채구멍에서 역류해 올라오는 냄새때문에, 한동안 식사는 거실에서 했다. (사실 부엌을 아주 깨끗이 쓰진 않았지만, 그래도 전에는 음식물찌꺼기를 장시간 방치한 경우가 아닌 이상 아무 냄새도 못느꼈었음.)
 한 100m 밖에서 담배피는 남자의 담배연기 냄새가 느껴진다는게 외출시 최대 고통이었고,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 기다릴 때 지나가는 차들의 매연 냄새도 고역이었다.
최강은 버스에 앉아있어도, 주변의 서있는 사람들의 입냄새;;;
그런 식으로 코가 예민하다 보니, 밥도 조금만 묵은 밥이어도 냄새가 나고, 해산물도 신선도 조금만 떨어져도 냄새 나고,
비린건 전혀 못먹고, 뭐 그렇다.
임산부들이 까탈부릴려고 그러는게 아니예요.-_-

그래도,  다행히 아빠 비위를 닮았는지 엄마에게 들은것 보다는 수월하게 넘겼다.
입덧을 아주 심하게 해서 물만 넘기는 수준은 아니었지만,
정말 괴로울때는 임신한 사실이 너무 싫어져서 이런 마음을 먹다니 나는 나쁜 엄마야 라고 자책하기도 했었다.

뭐 잡설은 이정도 하고,
냄새때문에도 그렇고 비위도 상하고 해서 영 먹을 수 있는게 별로 없는데,
사실 사람마다 먹을 수 있는 음식에 차이가 많다고 한다.
그나마 여기저리 들어봤을 때 일반적으로 통용되는것이 크래커 종류다.
저는 그 중에 아이비 크래커를 박스로 사놓고 먹었는데,
같은(?) 크래커라도 마켓오의 워터크래커는 먹고 속이 뒤틀렸다;
그리고 과일.
입덧 할때가 여름이 올 때 여서 자두와 복숭아를 실컷 먹었다.
(말이 실컷이지, 이것도 너무 많이 먹으면 속이 안좋았지만.)

그  다음이 시원 새콤한 물냉면.
근데 입맛이 예민해지면서 매운맛도 잘느껴져 조금이라도 매운 냉면은 못먹었다.
쌀국수는 조금 먹을만 했지만, 어떤곳은 향신료 냄새 때문에 기겁;

그 외 사람들이 잘 안알려주지만 잘 먹은 것이 일명 구황작물들인 고구마, 감자, 옥수수.
나는 너무너무 맛있게 잘 먹었다.
동네에서 직거래로 대학옥수수를 푸대로 팔았는데, 다른 아줌마와 반 나눠샀는데,
나중에 먹고 후회했다, 그냥 한푸대 다 살걸, 하고.

그 외에는, 그냥 못먹을것 같은것들을 제외하고는 그냥 대충 꾸역꾸역 먹고, 사이다 들이붓고 연명하고 살은 편이다.-_-;
제일 많이 마신게 아마 사이다, 레몬에이드, 파인애플주스류..아, 토마토 생과일 주스도 잘 마셨다.
엔간한 주스류는 다 사이다랑 칵테일을 만들어 마셨다;

다행히 심하게 토하는 경우는 드물어서, 일단 허기는 면하자는 기분으로, 그나마 먹을 수 있을것 같은 메뉴들을 머리 짜내서 골라 먹고는 했다.

사람들 중에는 유난히 당기는 음식이 있어서 그걸 찾아 먹게 된다는데,
나의 경우 불행히도(?하지만 신랑에게는 다행히?) 당기는것도 전혀 없어서 정말 난감했다.
(남편들이여, 아내 입덧할 때 찾는 음식이 있으면 가능하면 구해주자, 그나마 먹을만한거니까.)

사실 속이 안좋으면 차라리 굶고 말지 싶은데, 문제는 굶으면 속이 배로 뒤집힌다;
그래서 아침에 눈뜨면 신랑이 얼른 물한잔 가져다 주곤 했다.
나는 한달 반인가 두달? 즘 했는데,
한 두주 그렇게 지났을떄는 너무너무 힘들고 속상해서 울고싶은적도 많았지만,
그래도 입덧 하면 애가 건강히 잘 크고 있는거라생각하라는 말에 좀 위로 받았다.
그때는 태동도 안느껴지는 때라, 그냥 속이 뒤집힐 때 마다, 애가 아직 뱃속에 잘 살아있군,
정상적으로 잘 크나 보군, 하고 마음을 바꿨더니 그나마 견딜만 하더라.

종종 애 낳기 직전까지 입덧한다는 분들도 있다. 입덧이라는게 정말 언제 끝날지 알 수 없어서 나도 그럴까봐 두려웠으나,
다행히 언젠가는 나도 모르게 끝나더라.
(근데 후각은 지금도 예민해서 담배냄새나 역한 냄새가 느껴지면 또 속이 뒤집어지긴 한다...)
지금은 너무 잘먹어서 탈이다.
그리고, 여전히 특정 음식이 땡기진 않는다. 다만 모든 음식이 땡길 뿐이다;

by 이안。. | 2009/10/29 16:57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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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LaJune at 2009/10/30 01:52
사실 입덧 하는 동안은 '땡기는 음식'이 있다는 소리 들어본 적이 없어요. 입덧이 어느정도 진정되어야 그때부터 '땡기는 것'이 생기지요. 다행스럽게도 이안님은 이제 심한 시기는 가셨나봅니다.
입덧이란건 몸 안의 이물감에 적응하지 못한 몸의 반응이라고 생각하는데 말이죠. 그걸 가지고 '난 나쁜 엄마야' 하시면 안 됩니다. 자기 자신에 대한 보호가 우선시 되어야 하는건 당연한 이치라고요. 몸 안에 에어리언이 들어와 사는거라고요오오오오~ ^^
Commented by 이안。. at 2009/10/30 10:43
ㅋㅋㅋ 에일리언! 정말 정체를 알수 없는 놈이 내 몸을 이렇게 변화시키다니! 싶었다니까요.
Commented at 2009/10/30 01:58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이안。. at 2009/10/30 10:44
어머나, 아니예요, 마음만으로도 너무 너무 감사해요. 기회 되면 구해서 읽어보도록 할꼐요.^^
(사실 추천받아 밀린 책이 한둘이 아니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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