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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롭게 낙태할 권리

 
자유롭게 낙태할 권리라고 하면
'피임도 안하고 함부로 남자랑 자다가 임신하니 미련없이 아이를 지우는 매정한 미혼녀'를 상상하는 분들이 많은것 같은데,
웃기지마.

현실은 그렇지 않다.
그녀들은 다 당신의 누이이자, 어머니, 여자친구들이다.
일단 중절하는 여성의 절반이상은 '기혼자'다.
아들타령하는 시부모와 남편, 또는 이미 에가 둘, 셋 있는데 피임에는 소흘한 남편때문에, 어려운 가정경제형편 때문에 등등의 이유로 중절을 택한다.
(자세한 통계는 못찾아서, 일단 검색에 걸린 문화일보 기사. 52%가 기혼자다. 그리고 다른 검색결과들에 의하면 기혼자의 절반가량이 중절 경험이 있다고 한다. 이건 좀 심각하지 않나.)
막상 결혼을 하고 나니 엄마와도 이런저런 성적인 주제에 대한 이야기도 조금씩 하게 되었는데,
우리 아버지도 정관시술을 하셨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러면서 너도 애 둘쯤 낳으면 신랑 시켜라, 주변에 애 지우고 고생한 여자들이 한둘이 아니더라고 돌려 말씀하시더라.
서로 잘 모르지만, 그만큼 흔한 일이라는 얘기다.

그리고 남들이 손가락질 하지 않아도 임신중절을 결심하는 여성들은, 수천번 고민하고 괴로워하고 고심한 끝에 결정을 내리고,
중절을 한 후에도 죄책감에 시달리고 괴로워하고,
제대로 쉬지도 못해 후유증에 시달리는 경우도 있다(유산이건 낙태건, 출산한 여성처럼 원래 몸조리를 해야 한다고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그렇게 못하지..).
아니, 하다못해, 인공중절이 아닌, 자연유산임에도 죄책감에 시달린다.
사실 초기 유산은 대부분 유전자 이상이나, 분화 과정중에 문제가 있어 죽을 수 밖에 없는 경우라 하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말이다.
그런 그녀들에게, 비난의 짐을 더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나는 정말 그것이 최선의 선택이었다면,
그녀들이 죄책감을 평생 안고 사느니, 조금씩 마음의 짐을 버리고 행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미 결혼을 했음에도 생각외로 너무 빨리 임신을 했기 때문에 나도 무척 당황스러웠다.
솔직히 한 3~4개월 까지는 뱃속에 뭐가 있는지 없는지 느낌도 없는데
속만 미식미식하고, 몸살난거같이 온몸이 찌뿌둥하고 어지럽고 피곤하기만하다.
직장은 어떻게 할지, 앞으로 가정 경제계획은 어찌 해야 할지, 양육은 누가 어떻게 책임질지 고려해야 할 것들도 한둘이 아니다.
결혼한데다 애가 아직 없는 나도 이렇다.
결혼 전이었다면 정말 심각히 고민했을거다.
결혼 후라도 이미 애가 2,3 있다면 나도 낳을 자신 없을거다.


이런 현실적 상황을 떠나, 좀 다른 관점에서 보자.

낙태를 불법화하면 없어질까?
고래로부터, 그리고 불법화했던 수많은 국가에서도 불법적인 낙태는 계속 있어왔고,
그로 인해 많은 여성들이 불임이 되거나 목숨을 잃는 경우도 있었다.
최소한, 안전하게 할 수 있는 시술을, 목숨걸며 하게 만들 필요는 없지 않나.

by 이안。. | 2009/10/26 16:09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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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은조 at 2009/10/26 21:57
왜요 댓글 보니까 도덕적인 비난을 가해 평생 괴로움에 시달리며 살게 만들어야 한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저도 3개월 미만의 배아는 언제든지 자연 유산 될 수 있는 것이므로 '생명의 시작' 정도라면 모를까 '태아'라고 보기는 매우 힘들다고 생각하는데 일부는 그렇게 보는게 죄책감에서 눈을 돌리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거 같기도 하고.
Commented by 이안。. at 2009/10/28 13:49
그런 사람들 보면 남을 비난함으로써 자기는 뭔가 도덕적 면죄부(혹은 우월감??)를 받는다고 생각하는거 아닐까 싶어요.
아는분과 얘기하다보니, 수정란을 파괴하는것도 살인이라고 보는 사람도 있다는 얘기가 나오더군요.
세상은 참 넓은것 같아요.
Commented by LaJune at 2009/10/28 03:12
사실상 대한민국 사고관을 바꿔야 낙태가 줄어들건데 내놓는 의견은 산으로 가는 것이 많겠죠. 같은 여자라해도 '아가씨' 입장에선 낙태하는 것은 화형시킬만큼 거대한 범죄로 취급하는 극도덕주의자도 있더군요.
사실 저도 근본적 사고관으로는 뱃속 태아가 2주가 되었든 열 달이 되었뜬 생명이기에 모두 소중한 것이라 생각하지만 산모의 목숨과 태아의 목숨 둘 다 위태할 때 '산모'를 우선시하는가 '태아'를 우선시하는가를 생각하면 전자쪽으로 기울기때문에(산모의 의견도 중요하긴 합니다만) 산모가 의식이 없을 경우 아무 고민없이 의사든 보호자(...)든 '태아'를 우선한다는 어느민국 사고방식은 정말 싫습니다. -_-;;;
Commented by 이안。. at 2009/10/28 13:47
저도 가능하면 낙태는 하지 말아야 하고, 할 일도 만들어서는 안된다는 주의긴 하죠. (솔직히 언제나 마음껏 낙태하는게 옳다 주장하는 사람은 없는데 말이예요..)
근데 현실이 그게 안된다는걸, 살면서 더욱 느끼니까요.
저도 낙태는 절대 안되고, 애초에 임신해서 감당할 나이가 아니면(예를 들어 중고생, 양육할 생각 없는 대학생)이면 섹스도 하면 안된다고 생각하던 과거를 지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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