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0월 09일
결혼 후 첫 명절
아, 쓸까 말까 고민.
일단 신랑이 이 블로그를 알고 (이제와 보니 꽤 치명적이군)
어디선가 친척들이 검색해 들어와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살짝 신경쓰이기도.
음 심한 욕을 쓸 거리도 전혀 없지만, 시자가 들어가는 것 만으로도 신경이 쓰이는거지요.
하지만 그냥 씁니다. 이런얘기 비슷한 버전이야 어디에나 있고,
사실 평균적으로 보자면, 내가 쓰는건 정말 너무너무 정상적(?)이라... (하도 별 이상한 얘기를 다 들었더니, 우리 시집식구는 천사인듯 싶을때도)
일단 표 없다는 핑계로 하루 일찍 내려갔다. 사실 나는 출근 안해서 나름 좋았음, 게다가 가서 어머님께 맛있는 밥도 얻어먹고.ㅎㅎ
물론 시집에 가면 설겆이는 제 몫이지요, 밥은 제대로 못도와드리기때문에...
(보조는 하는데, 뭐가 어디있는지도 몰라서 거의 어정쩡하게 헤매고 있어요)
며느리이기 전에 웃어른이고 부모님이시니까, 라는 마음으로 당연히 도와드리긴 하는데,
나와 달리 집에만 가면 '나름 집안일 잘 돕는 남편모드'에서 '쉬러 온 아들모드'로 전환되는 신랑은 조금 얄미웠음.
(그래도 설겆이 한번 도와줌)
추석 전날과 당일은 시가쪽 큰집으로 갔다. 지방이라 내려갔다 오는게 조금 피곤하고, 어른들 앞이라 긴장해서 힘든건 있었지만,
음식은 생각보다 많이 준비 안해도 되어서 좋았다 . 전이랑 부침개만 열심히 부쳤다.
근데 이건 시집 오기 전에도 하던거(보다 양은 많긴 했다.)라 그냥 하려니...
그래도 중간에 신랑 꼬셔서 같이 나란히 앉아 부쳤다.
신랑은 자기는 전에도 도운적 있다고 했으나 어머님께서 지나가는 소리로,
전엔 안도와주더니 마누라 힘들까 거들어주네~ 라고 하신걸 봐서 흔한 경우는 아닌듯. ㅎㅎ
담날 제사.
남자들만 모여 제사를 지내는 모습을 보니, 나름 멋있어 보였다. (외가가 제사를 지내긴 하는데, 우린 남녀 한거번에 절하고 남 절할 때 뒤에서 수다떨고 해서 시집 온 새언니 너무 놀랬던 그런 분위기다. ^^;;)
나름의 간지가 있달까, 듬직해보인달까, 설명하긴 어렵지만.
근데 또 한편으로는 남자들 상 다 차려주고 신랑이랑 같이 밥 못먹고 한쪽 구석에서 여자들끼리 대충 상봐서 어수선하게 먹자니, 그것도 또 기분이 좀 묘하긴 하더라.
(그리고 우리 집도 그렇고 대부분의 집이 그렇듯이 밥 다 먹은 남정네들은 뒷정리 안하고 놀러나가거나 방에 들어가 다시 자거나.)
시집쪽에서 그렇게 지내고 마지막 저녁은 우리 친정가서 먹고 하루 자고 왔다.
사실, 친정집이 상대적으로 좁은 관계로 어머님께서 저녁먹고 놀다 오겠냐 하셨는데 (두 집이 그리 멀지 않음), 신랑이 홀랑그러마 해서 순간 섭섭했었으나, 고맙게도 내가 슬쩍 우리집에 가서 그냥 자면 안되냐고 하니, 혼쾌히 앞장서서 친정으로 가줬다.
(내가 생각해도 객관적으로 시집이 자기에는 편하지만, 마음은 또 안그렇잖은가...)
친정엄마는 말로는 바쁘면 안들려도 된다 하시고는 음식을 이것저것 다 준비해두셨다.
밥을 먹고 나니 신랑이 밥그릇 치우려는데도 그냥 앉아있으라 하셔서
내가 "아, 사위는좋겠다~!" 했음. (며느리도 백년손님이었으면 좋겠네~ 하는 마음이 살짝 생겼었다. ㅎㅎ)
근데, 나도 막상 친정에 오니 '쉬러온 게으른 딸' 모드가 되어 소파에서 뒹굴거리다 일찍 잤다.
다음날 아침 일찍 기차타고 집으로 돌아와 둘 다 늘어져버렸다. 한일 별로 없다고 생각했는데, 은근 피곤하더라.
막상 명절을 지내보니, 며느리의 섭섭함이라는게, 물론 일부 집에서는 유난히 막 부려먹거나, 홀대를 하거나 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나도 내 가족이랑 부모가 보고싶은데, 라는 좀 아쉽고 섭섭한 마음,
익숙하지 않은 가풍과 어른들께 밉보이지 않으려는 긴장감이 일단 큰 몫을 하는 것 같다.
그리고 오직 기댈(?)사람이라고는 남편밖에 없는 상황에서, 남편도 인간인지라, 내 맘을 제대로 못헤아려주는 섭섭함이,
그리고 나도 일해서 피곤한데, 마음대로 못쉬는 나와 달리 운전해서, 혹은 기타등등 피곤하다고 혼자 낮잠자는 남편에 대한 얄미움이 결국 명절 부부싸움을 만들고.
시집식구들과 좀 더 친해지고, 허물이 없어지면 편해질까나 싶기도 하지만,
시집은 평생 시집이더라는 인생선배들 얘기를 들어보면 또 딱히 그럴거 같지 않아 보이기도 한다.^^;
집에 와서 뒤늦게 말실수한건 없나, 행동에 실수한건 없나,
걱정도 조금 되기도 하고,
에라, 난 최선을 다했다, 싶기도 하고 마음이 그렇다.
일단 신랑이 이 블로그를 알고 (이제와 보니 꽤 치명적이군)
어디선가 친척들이 검색해 들어와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살짝 신경쓰이기도.
음 심한 욕을 쓸 거리도 전혀 없지만, 시자가 들어가는 것 만으로도 신경이 쓰이는거지요.
하지만 그냥 씁니다. 이런얘기 비슷한 버전이야 어디에나 있고,
사실 평균적으로 보자면, 내가 쓰는건 정말 너무너무 정상적(?)이라... (하도 별 이상한 얘기를 다 들었더니, 우리 시집식구는 천사인듯 싶을때도)
일단 표 없다는 핑계로 하루 일찍 내려갔다. 사실 나는 출근 안해서 나름 좋았음, 게다가 가서 어머님께 맛있는 밥도 얻어먹고.ㅎㅎ
물론 시집에 가면 설겆이는 제 몫이지요, 밥은 제대로 못도와드리기때문에...
(보조는 하는데, 뭐가 어디있는지도 몰라서 거의 어정쩡하게 헤매고 있어요)
며느리이기 전에 웃어른이고 부모님이시니까, 라는 마음으로 당연히 도와드리긴 하는데,
나와 달리 집에만 가면 '나름 집안일 잘 돕는 남편모드'에서 '쉬러 온 아들모드'로 전환되는 신랑은 조금 얄미웠음.
(그래도 설겆이 한번 도와줌)
추석 전날과 당일은 시가쪽 큰집으로 갔다. 지방이라 내려갔다 오는게 조금 피곤하고, 어른들 앞이라 긴장해서 힘든건 있었지만,
음식은 생각보다 많이 준비 안해도 되어서 좋았다 . 전이랑 부침개만 열심히 부쳤다.
근데 이건 시집 오기 전에도 하던거(보다 양은 많긴 했다.)라 그냥 하려니...
그래도 중간에 신랑 꼬셔서 같이 나란히 앉아 부쳤다.
신랑은 자기는 전에도 도운적 있다고 했으나 어머님께서 지나가는 소리로,
전엔 안도와주더니 마누라 힘들까 거들어주네~ 라고 하신걸 봐서 흔한 경우는 아닌듯. ㅎㅎ
담날 제사.
남자들만 모여 제사를 지내는 모습을 보니, 나름 멋있어 보였다. (외가가 제사를 지내긴 하는데, 우린 남녀 한거번에 절하고 남 절할 때 뒤에서 수다떨고 해서 시집 온 새언니 너무 놀랬던 그런 분위기다. ^^;;)
나름의 간지가 있달까, 듬직해보인달까, 설명하긴 어렵지만.
근데 또 한편으로는 남자들 상 다 차려주고 신랑이랑 같이 밥 못먹고 한쪽 구석에서 여자들끼리 대충 상봐서 어수선하게 먹자니, 그것도 또 기분이 좀 묘하긴 하더라.
(그리고 우리 집도 그렇고 대부분의 집이 그렇듯이 밥 다 먹은 남정네들은 뒷정리 안하고 놀러나가거나 방에 들어가 다시 자거나.)
시집쪽에서 그렇게 지내고 마지막 저녁은 우리 친정가서 먹고 하루 자고 왔다.
사실, 친정집이 상대적으로 좁은 관계로 어머님께서 저녁먹고 놀다 오겠냐 하셨는데 (두 집이 그리 멀지 않음), 신랑이 홀랑그러마 해서 순간 섭섭했었으나, 고맙게도 내가 슬쩍 우리집에 가서 그냥 자면 안되냐고 하니, 혼쾌히 앞장서서 친정으로 가줬다.
(내가 생각해도 객관적으로 시집이 자기에는 편하지만, 마음은 또 안그렇잖은가...)
친정엄마는 말로는 바쁘면 안들려도 된다 하시고는 음식을 이것저것 다 준비해두셨다.
밥을 먹고 나니 신랑이 밥그릇 치우려는데도 그냥 앉아있으라 하셔서
내가 "아, 사위는좋겠다~!" 했음. (며느리도 백년손님이었으면 좋겠네~ 하는 마음이 살짝 생겼었다. ㅎㅎ)
근데, 나도 막상 친정에 오니 '쉬러온 게으른 딸' 모드가 되어 소파에서 뒹굴거리다 일찍 잤다.
다음날 아침 일찍 기차타고 집으로 돌아와 둘 다 늘어져버렸다. 한일 별로 없다고 생각했는데, 은근 피곤하더라.
막상 명절을 지내보니, 며느리의 섭섭함이라는게, 물론 일부 집에서는 유난히 막 부려먹거나, 홀대를 하거나 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나도 내 가족이랑 부모가 보고싶은데, 라는 좀 아쉽고 섭섭한 마음,
익숙하지 않은 가풍과 어른들께 밉보이지 않으려는 긴장감이 일단 큰 몫을 하는 것 같다.
그리고 오직 기댈(?)사람이라고는 남편밖에 없는 상황에서, 남편도 인간인지라, 내 맘을 제대로 못헤아려주는 섭섭함이,
그리고 나도 일해서 피곤한데, 마음대로 못쉬는 나와 달리 운전해서, 혹은 기타등등 피곤하다고 혼자 낮잠자는 남편에 대한 얄미움이 결국 명절 부부싸움을 만들고.
시집식구들과 좀 더 친해지고, 허물이 없어지면 편해질까나 싶기도 하지만,
시집은 평생 시집이더라는 인생선배들 얘기를 들어보면 또 딱히 그럴거 같지 않아 보이기도 한다.^^;
집에 와서 뒤늦게 말실수한건 없나, 행동에 실수한건 없나,
걱정도 조금 되기도 하고,
에라, 난 최선을 다했다, 싶기도 하고 마음이 그렇다.
# by | 2009/10/09 18:28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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