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 및 오류 지적 받습니다.

적절한 집값은 얼마일까?

 
2년전쯤이었던걸로 기억한다.
그때 친한 고등학교 동창 선후배들이 몇명 모여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한 공대생이 경영대생에게 물었다.
"요즘 보면 집값이 엄청 비싸다잖아.
특히 강남같은데 보면 일반 셀러리맨이 10년을 벌어도 못사는데,  사람 사는 집이 그렇게 비싼게 말이 되는거야? 왜그런거야?"
경영대생 후배는 수요와 공급과 지리적, 투자적 가치가 어떻고 하던 대답을 해줬던것 같았으나, 우리들은 그리 썩 수긍이 안가는 대답이었고,
아직 학생이던 그 대답해주던 후배도 사실은 잘 모르겠다고 했던 기억이 난다.

어릴때 의(衣), 식(食), 주(住)는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거라는데,
우리는 나중에 각자 살 집을 10년을 벌어도 살 수 없다면, 그건 잘못된게 아닐까.
주택 공급율이 거의 100%에 다다랐다는데, 그럼 수요가 많이 부족한건 아닐텐데 왜 집은 그리도 비쌀까?

요즘 강남집값 버블이네 아니네 논란(?)이 일고있나보다.
일부는 당연한 가격이라 주장하는데,  2년전에 들었던 그때의 대답만큼 나를 별로 설득하지 못하고있다.

집이 비싸야 할 합리적 이유를 생각해보면,
1. 건설 자제가 고급일 경우
2. 다수의 사람들이 그곳에 꼭 살아야만 하는 지리적 이유(경쟁에 의한 희소가치)

1번은 고급주택이 비싼 이유일 것이고 2번은 서울이 지방보다, 8학군이 있는 강남이 강북보다 비싼 이유다.
사실 강남에 있는 집이라 해서 금벽돌에 이태리 대리석으로만 집으로 짓는게 아니니, 현재 집값의 차이는 대부분 입지적 차이 문제다.

그렇다면 2번의 비용이 천정부지로 솟아난다는게 가능할까?

내가 직장을 편하게 다니기 위해어떤 곳에 사는게 교통비 절감과 시간 절약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면 집값이 그 비용을 절약해서 얻는 것 정도의 이득이 있다면 그곳에서 살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a의 집값이 너무 비싸서 대출 이자가 교통비절감액보다도 많이 나온다면?
조금 멀리 싼곳에 사는게 이득이다.
혹은 다른 직장을 알아보거나.
교육도 마찬가지. 집이 과도하게 비싸면 차라리 그 돈으로 초호화 과외를 시키는게 낫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강남에 집을 사는 이유는 당연히 대부분 투기목적이다.
일단 손해보더라도 사놓으면 오르니까. 그래서 팔면 더 이득이니까.
일부 진짜 부자들이 그냥 그 동네 두고두고 살려고 비싼집 사는건 사실 가격상승에 별 영향도 안준다. 쉽게 사고팔고 하는게 아니니까.
남는 돈으로 여러채를 사니까, 결국 매물이 줄고 값이 오르고 하는거다.

합리적으로 생각하면, 집값이 계속 오르는것(그것도 고급재료로 새로 지은것도 아닌데.)은 거품이다, 내가 보기엔.
그 거품이 꺼지지 않고 영원히 지속 될 수 있느냐 꺼질것이냐는  물론 예측하기 쉽지 않다.

주식은 기업에 투자자금으로 들어갈 수 있다.
기업이 정말 돈을 잘벌어와서 배당금이 늘고 그 주식의 인기가 오르고 하면 값이 오르지만, 주식도 투기과열이 일면 버블이 생기기 마련이다.

집은? 그냥 돈이 묶여있을 뿐이다.  
(경기가 침체되고 돈이 안도는 이유중에 하나가 집값상승이라는 얘기도 있다.)
그리고 한사람이 집을 많이 가질수록 많은 사람들이 전세민의 서러움을 느낄 수 밖에 없다.(물론 마음이 성인군자라 많은 집을 사서 많은 사람들에게 싼값에 세를 주려는 천사같은 집주인이 아닌 이상.) 그래서 집값상승 과열을 억제할 필요가 어느정도있기는 하다.
하지만, 억지로 내리기 보다는 사람들이 절실히 집을 사고싶어하는 환경, 그리고 집이 투기의 대상이 되는 환경을 바꿔야 해결되지 않을까?
수요가 절실하지 않으면 당연히 집값은 떨어진다.
전세민의 서러움이라는 말이 없어지도록, 꼭 사람들이 서울에만 바글바글 모여 살 필요가 없도록,
우리 애가 대치동 학원에 다니지 않으면 대학 못갈지도 모른다는, 대학 안가면 실패한 인생이 될지 모른다는 노이로제에 걸리는 부모들이 없어질 수 있도록.
(지방으로 서울 인구가 반만 나가도 교통문제, 집문제 어느정도 해결될거다. 서울에는 사람이 너무 많다, 답답할 정도로.)
자취를 하면서 집 내놓았을떄 집 안치운다고 주인의 잔소리도 들어보고, 주인이 노크도 없이 문따고 들어온 경험도 있다.
다음에 들어올 사람때문에 방좀 일찍 빼달라고해서 기숙사 입사일보다  1주일 일찍 쫒겨나서 친구와 동거아닌 동거도 해봤다. 
덕분에  전세집의 서러움이 이런것일까 어렴풋이 느껴도 보고 이래서 집을 사는구나 싶었던 기억이 있다. 적어도 저런 짓 못하게만 해도, 집을 꼭 사려는 사람들이 조금은 줄지 않을까.

by 이안 | 2006/05/18 20:11 | 세상이야기 | 트랙백 | 덧글(0)

트랙백 주소 : http://ianin.egloos.com/tb/1977433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다음 페이지 ▶